오즈신경과

새해가 되면 건강 관리를 위해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평소 운동 습관이 만들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다간 근육통과 갈색 소변 증상을 보이는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횡문근융해증은 손상된 근육 세포막이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신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급성 심부전 등 여러 가지 합병증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장내과 이진혁 교수는 "무리한 운동은 횡문근융해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라면서 평소 운동 강도와 빈도를 조절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손상받은 근육 세포막이 혈액으로 유입되며 발생
횡문근은 팔, 다리 등에 붙어있는 가로무늬 근육으로,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는 일반적인 근육을 가리킨다. 이 근육이 외상을 입거나 고강도 운동을 하면 에너지 소모량이 늘어나는데, 공급되는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으면 멍이 드는 등 근육 손상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미오글로빈(myoglobin)과 같이 근육 세포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이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는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 교수는 "준비 운동이나 적절한 휴식, 수분 보충 없이 고강도 운동을 시행하게 되면 근육이 과부하 상태에 놓여 근육 세포막이 파괴된다"라면서 "더운 환경에서의 격렬한 운동, 탈수 상태에서의 운동이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벼운 근육통부터 콜라색 소변까지...증상도 다양
횡문근융해증의 대표적 증상은 심한 근육통, 근력 약화, 갈색(콜라색) 소변이다. 갈색 소변은 손상된 근육에서 나온 미오글로빈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나타난다. 운동 후 근력 저하가 동반되면서 팔다리를 들어올리기 힘들어지며 갈색 소변을 보게 되는 경우가 전형적인 증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징후가 모든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없거나 단순 근육통만 나타날 경우 조기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이 교수는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을 것을 권장했다.

<대표적 증상 외 횡문근융해증이 의심되는 경우>
①?운동 후 비정상적으로 심한 근육통: 특정 부위 심한 근육통 또는 부종 동반
② 운동 후 전신 증상: 피로, 발열, 메스꺼움, 두근거림 발생
③ 소변량 감소: 소변량 감소 시 탈수와 신장 손상 가능성을 시사

치료 늦어지면 급성 신손상 등 합병증 동반되기도
위와 같은 증상이 운동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이내에 나타날 경우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횡문근융해증은 초기에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은 편이지만, 치료가 늦어질 경우 급성 신손상, 부정맥, 심정지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장 기능이 감소해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지 못하게 되는 급성 신손상이 동반될 경우 응급 투석이 필요할 수 있고,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명적이다. 2005년 SCIE 저널의학 학술지 메디슨(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 환자 중 급성 신손상의 발생 빈도는 13~5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증상 발생 시 안정 필요..."체력에 맞게 서서히 운동 강도 높여야"
횡문근융해증이 의심된다면 우선 고강도 신체 운동을 중단하고 침상에 누워 안정을 취해야 한다. 가벼운 근육통 등의 증상인 경우 수분 보충과 수액을 맞는 것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급성 신손상과 대사 이상(고인산혈증, 저칼슘혈증, 고요산혈증, 고칼륨혈증)이 있을 경우에는 집중적 수액 치료와 요 알칼리화 수액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두 가지 치료를 병행했음에도 호전이 없으면 투석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급성 신손상을 동반한 경우 수액 치료를 조기에 받을수록 유리하다.

그렇다면 횡문근융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까. 이 교수는 "처음부터 고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은 피하고, 본인의 체력에 맞게 서서히 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전후에는 스트레칭과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근육을 준비시키고, 피로감이 느껴지면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한다"라고 설명했다.

수분 섭취와 체온 관리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땀을 흘리면 혈류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운동 중 적절한 수분 섭취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전해질을 보충할 수 있는 이온 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더운 환경은 근육의 세포막을 녹여 근육 손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시원하고 건조한 곳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심한 근육통이 발생한다면 운동을 중단해야 하며, 이전에 횡문근융해증을 겪은 경험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 후 안전한 운동 계획을 세워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이진혁 교수(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장내과 전문의)